대륙의 등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지도의 선을 떠올렸습니다. 그러나 길 위에 서면 그것은 선이 아니라 바람과 고도와 고요의 문제입니다. 물이 어느 바다로 흘러갈지 갈라지는 자리에서 사람의 마음도 잠시 방향을 묻게 됩니다.
어느 쪽이 옳은 길인지보다, 지금 내가 어떤 마음으로 걷고 있는지가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. 산은 대답을 서두르지 않습니다. 다만 높아졌다 낮아지고, 열렸다 닫히며, 몸이 알 때까지 기다립니다.
CDT의 길은 처음부터 넉넉하게 친절하지 않습니다. 그래서 오히려 매일 새로 시작하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. 모르는 길 앞에서 작아지는 일, 작아진 뒤에도 다시 걷는 일, 그 반복이 오늘의 수행입니다.